보타닉 가든의 한 때

꽃들은 맑은 물가를 사랑하고
꽃들은 먼 하늘까지도 끌어당기네
꽃들은 제 볼을 바람에 맡기기도 하고
꽃들은 주위를 둘러보고 미소도 짓네
꽃들은 제 뿌리를 확실하게 믿고
점 점 더 멀리 멀리 퍼져 나가네

꽃들에게도 왜 고통 없으랴
큰 비 올 때만 몰래몰래 통곡하더니
시끄러운 세상에 행여 누 끼칠까 봐
햇빛이 나면 재빨리 눈물 씻고
전보다 더 해맑은 얼굴로
빤히 나를 쳐다보네

배미순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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