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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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나무에게

그대 발밑에서 서적이는
내 노래소리 들리나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꿈처럼
이제 당신은 저만큼 멀리 있습니다만
내게는 아직도 못다 부른 노래가 있습니다
더 이상은 붙잡으러 안간힘 쓰지 마세요
나도 더 이상은 매달리려 애쓰진 않겠습니다
긴 고통의 순간이 닥쳐 온다하더라도
당신과의 만남은 애초부터 환희였기에
내일은 오늘과 다를지라도 참아 보겠습니다
이제 곧 식풍이 불고 찬 서리가 내리면
머지않아 폭설도 내릴 것입니다
더 이상 낮아질 수 앖을 때까지의 낮은 포복
그런 자세로 세상을 살아야 할까요
환희가 고통으로 바뀌듯, 어느 때인가는
고통도 환희로 바뀌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안심하세요
그때 다시 내가 부를 노래
당신의 팔에 휘감기어 목이 터져라 부를
그 노래를 지금부터 연습하고 있겠습니다

배미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