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길

새들이 둥지를 떠날 때도
다 그만그만한 사연이 있다는데
당신이야 더더욱 그러했겠지요
지난 밤엔 바람이란 바람
모두 몰고 떠나갔나요?
도저한 시간의 들판 쓰러뜨리고
나무 등걸까지도 흔들며 떠나갔나요?
다시 되돌아 올 수가 없어서

ㆍㆍㆍ ㆍㆍㆍ ㆍㆍㆍ ㆍㆍㆍ
다시는 되돌아 올 수가 없어서
동으로 한 세상 서으로 한 세상
한 획씩이라도 더 긋고 싶어
세찬 몸부림이라도 쳐 보았나요?

배미순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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