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혼자였던 내가
혼자였던 내가
당신과 만나는 순간
세상의 톱니는 새롭게 돌기 시작했다
곡예하는 세상에서
함께 깨어나고 함께 피어나고
기적처럼 함께 머리를 맞대며
수많은 밤과 밤같은 어둠을 견디고
짧은 낮의 한 경점같은 행복도 맛보았지
함께 깨어나고 함께 피어나고
기적처럼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당신 곁에서 만들어가는 세상은
한 편의 시, 한 자락의 봄노래
종이에 닿자마자 시심이 사라지듯
오래 붙잡지 못할 찰나의 생애
샛노랗게 샛노랗게 수선이 피던
어느 날 아침처럼 무심결에
당신이 먼저 져버리면 어쩔꺼나
황망히 먼저 사라지면 어쩔꺼나
배미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