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록의 봄
간밤엔 눈녹는 소리 들리더니
어느 새 문밖엔 봄입니다
오종종 모여든 어린 새들도
봄의 리듬에 한껏 젖어 있습니다
나뭇가지에서 가지로 재바르게
피르릉 포르릉 오가면서
연초록 사연들 온 하늘에 뿌립니다
지상은 온통
안간힘과 어깃장 투성이인데
문밖의 봄은 어느 새 실핏줄처럼
내 몸속으로 흘러 들어왔습니다
청아한 봄의 리듬 멀고도 잔잔하게
온 힘 다해 녹아들면
봄은 내 안에, 나는 봄 안에
이제야 당신 사랑만 분명히 보입니다
배미순 /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