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행진
당신에게서 우리는
걸음마를 배웠습니다
누구보다 더 단단히
이 세상에 발딛고 서는 법을
종종 걸음으로 따라다니며
먼 길 멀지않게
가파른 길도 가쁜히
당신이 이끄는 힘으로 걷습니다
당신에게서 우리는
사랑법을 배웠습니다
누구보다 더 뜨겁게
사물과 사람들을 껴안는 법을
불가항력의 그 사랑으로
슬픔도 무력감도 이겨내고
사라지면서 사라지지않는
소멸의 아름다움 익혀갑니다
당신이 가버린 뒤 우리는
마침내 그리움을 배웠습니다
별처럼 먼 곳이라 바라만 봐도
그 어느 가슴보다 더 따뜻해지는 건
당신의 품안에서
우리가 영영히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미순 /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