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의 품
드디어 알은 깨어지고
힘찬 날개 쭉지 사이로
햇빛이 쫙 비쳤다
어미의 품은 아늑하고 따뜻했지만
어느 순간 불쑥 품밖으로 밀려났다
봄날에도 으스스한 한기
연약하고 안쓰러운 생명의 전율
이제부터 종횡무진 헤쳐가야 할
세상은 눈부시고 찬란했다
하늘의 힘으로 날 밀어낸 후
더 당당해진 어미의 저 눈빛
나를 키우고 내 그림자도 보살피리라
사는 날까지 맞닥뜨릴 생의
오소소…한 전율 온 하늘에 뛰우며
세상을 향한 당찬 걸음마를
나 이제 시작하리라,
강해진 심장으로 더욱 자랑스럽게
배미순 /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