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s Day Event!

MB Financial Schaumburg Branch presents mother and daughter portraits on Mothers Day. Read more

MB Financial Schaumburg Branch presents mother and daughter portraits on Mothers Day. Read more

혼자였던 내가
혼자였던 내가
당신과 만나는 순간
세상의 톱니는 새롭게 돌기 시작했다
곡예하는 세상에서
함께 깨어나고 함께 피어나고
기적처럼 함께 머리를 맞대며
수많은 밤과 밤같은 어둠을 견디고
짧은 낮의 한 경점같은 행복도 맛보았지
함께 깨어나고 함께 피어나고
기적처럼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당신 곁에서 만들어가는 세상은
한 편의 시, 한 자락의 봄노래
종이에 닿자마자 시심이 사라지듯
오래 붙잡지 못할 찰나의 생애
샛노랗게 샛노랗게 수선이 피던
어느 날 아침처럼 무심결에
당신이 먼저 져버리면 어쩔꺼나
황망히 먼저 사라지면 어쩔꺼나
배미순(시인)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 온 봄
어느 작은 바위 틈새를 비집고
피어난 철쭉을 본다
솟아오를 줄 알고
꿰뚫을 줄 아는 너는 이미
내게 있어 하나의 경종(警鐘)이다
한 편의 시처럼 우리의 생도
함부로 자리 잡거나
뿌리 내리지 않는데
넓은 땅, 푸른 산 마다하고
오직 그 좁은 틈새를 사랑한 너를
내 어찌 함부로 대할 수 있으랴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우리들의 긴 겨울
그 침잠으로부터의 깨어남
그 깨어남으로부터의 작은 몸짓
이 봄, 용이주도한 너의 출발은
기댈 곳 없는 새로운 여정,
아스라한 외길의 눈부신 경종이다

나무로서
더구나 겨울나무로서의 직립은
한 때의 화려한 꿈이 아닙니다.
바로 서 있고자 하는 본능, 그 자체
바로 서 있지 않으면 중심을 잃고마는
생존의 애절한 몸부림입니다.
옆나무가 세워줄 수 없고
앞나무도 세워줄 수 없어
그저 서로 바라만 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서 있지 못하고 몸져 누운 나무
누워서도 끝내 쓰러지지 못하는 나무는
당신을 꼭 닮았습니다.
평범한 사물들도 낯선 것들이 된 지금
하늘과 땅과 세상도 새롭게 투시하면서
다른 나무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다른 나무들이 결코 듣지 못하는 것을
세밀하고 은밀하게 보고 들으며
혹독한 이승의 한 때를 견뎌내야 하는
당신을 꼭 닮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야말로 소중한
당신의 연대기를 쓸 차례입니다.
배미순/시인
